[2020] 백년기업과 창업

작성자 : 관리자 | 조회수 31714 | 등록일 2021-03-09

백년기업을 바라보며 창업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되신 부모님께서는 1966년 설립된 창덕궁 낙선재 칠보연구소의 초창기 일원으로 활동을 시작하셨고, 1968년에 `한국칠보공예사`를 설립하셨습니다. 이후 아버님은 1981년 우리나라 민예품 전문 지정업체 선정, 1984년 서울국제무역박람회 IDEA우수상을 수상하시는 등 우리나라 칠보제품을 세계에 알리는 열심만으로 한평생 매진하셨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전통공예로 일반 산업에 속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겨운지 어려서부터 경험한 제가 이 어려운 아이템으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은 해외 거주 경험으로 수공예 시장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항상 칠보를 접하며, 이어온 핏속에 휘몰아치는 공예 집안에 태어난 사명감 같은 운명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리 싫다고 방황하며 외면해도 일상 구석구석 나타나는 천성 `쟁이`로 태어났음을 발견하는 매 순간 `이젠 더 늦기 전에 너무 사랑하기에 멀리해왔던 이 길을 가야겠다.`는 결심과 `남들이 가질 수 없는 나만의 상품을 원하는 세상`을 확인한 것이 창업가로 나서게 된 동기입니다. 항상 칠보를 작업하시던 어머니의 태교부터 시작된 가풍의 환경과 칠보사랑, 그리고 대학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한 전문성이 현재 수담의 모든 제품을 직접 디자인 제작하는 거름이 되었습니다.




칠보(七寶)는 예로부터 전해오는 전통 공예



칠보는 금속의 소지(素地)에 유약을 발라 고온의 가마에서 구워내는 과정을 거쳐 용해, 부착시켜 장식하는 기법입니다. 유약은 규토·장석·소다·붕사 및 다른 재료를 녹여서 만든 물체이고, 그 색소는 금속산화물을 첨가하여 나타내며 기술력에 따라 더욱 아름다운 색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칠보는 삼국시대의 금반지와 팔찌에서 처음 나타납니다. 이것은 저화도(400∼500℃)에서 녹인 것으로 파란(波瀾)이라고 하며 청색 한 가지뿐이었습니다. 7세기의 것으로는 평양 근교의 유적과 금강사지에서 발견된 녹색칠보 은제장식이 있고, 8세기의 것으로 경주 분황사탑에서 발견된 녹색칠보 은제침통이 있습니다. 이후 조선시대로 내려와서는 빨강·노랑·녹색·청색·보라·흑색 등을 썼고, 주로 부인용 장신구(반지·팔찌·비녀·노리개·삼작·천도방울·고두새 등)로 크게 유행하였습니다(두산백과).수담의 고민을 진정성 있게 들어준 여성경제인 DESK



고속성장을 이루어온 우리나라 어떤 기관에도 고부가가치 수공예 시장에 대한 경험을 가진 전문가는 만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부재한 것이 현실입니다. 기술력과 열정만으로는 수출 시장에 진입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그 방향을 함께 연구해 주실 경제계 선배님들의 경험과 가이드가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다수의 기관에서 컨설팅하시는 여러 분들을 만나 보았으나, 현실성 없는 허공의 메아리처럼 표면적이고, 도식적인 얘기와 상담확인만 받아 갈 뿐 수공예 시장의 미래가능성에 대해 귀담아 연구해 주실 진정성 있는 경제계의 선배님을 만나기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재)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여성경제인 DESK는 달랐습니다. 수담의 진정성과 현 시장 진입을 위한 고민을 들어주었습니다. 또한, 미래 가능성을 가진 우리나라 창의 산업의 한 축으로 현실 반영 가능한 방향성을 함께 연구해 주었습니다. 작은 기업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절실함 중에 만난 가뭄의 단비와 같은 진정성 담긴 시간이었습니다.




수담의 해외진출




2019년 창업진흥원의 성장 촉진 프로그램 중 글로벌 진출 해외 전시·박람회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2020년 2월 `독일 암비안테(AMBIENTE) 프랑크푸르트 소비재 전시회`에 참가하였습니다. 1994년 부모님과 함께 동경, 호주 박람회에 참가한 이후 수담 제품으로 참석한 첫 전시회입니다. 1994년 당시 우리나라와 일본 제품들은 같은 전시관에 있었고, 많은 일본인들은 우리제품을 보고는 `카와이(かわい~い, 사랑스럽다)`란 감탄을 수없이 했었는데, 2020년 독일 암비안테 전시회에 참가한 일본 기업들은 유럽과 같은 기타 선진 국가들이 위치한 전시관에서 바이어들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고, 우리나라는 여전히 중국, 인도, 베트남 기업이 자리한 전시관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시장에 머물러 있음을 직면한 시간이었습니다. 바이어 층이 맞지 않는 전시관에서 가치 상품을 필요로 하는 유럽 외 현지 고급 바이어들을 만날 기회가 적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독일, 인도 등의 바이어들로부터 `바로 이런 것을 찾았다. 가격을 떠나서 남들과 다른 이런 것을 찾았다!`며 전통을 추구하면서도 새로운 디자인을 기획한 수담 제품을 인정해주는 바이어들을 만나는 보람이 있었습니다. 최근 그때 만난 바이어들에게 10월 서울 코엑스 디자인코리아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수담 전시 매장을 찾
겠다는 연락이 왔었습니다. 코로나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관심이 높아졌음을 실감합니다.




언택트 홍보관 추구




IT 기계화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대학교에서 순수미술, 공예과 등이 없어지고 있지만, 해외 선진국들은 수공예 시장을 GDP(국내총생산) 성장 지표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이 적은 녹색성장의 일환으로 수공예품이 포함된 창작물(Creative Goods)의 무역 동향 및 시장 발전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4차 산업의 탈 세계화는 예술가와 기업가의 경계, 작가와 작품 간의 경계도 허물어 작품처럼 잘 만들어진 제품을 원하는 현 시장 소비자의 눈높이에 부합한 시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담의 제품은 판매 후 아직까지 반품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해외 팔로우 수가 늘어나고 있고, 매출은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재)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의 마케팅비용 지원으로 홈페이지를 제작하였지만, 아직 비대면 사회에 필요한 전자상거래를 위해 할 일이 많습니다. 최근 제품마다 스토리(스토리텔링)를 입히는 등 24시간을 밤낮 없이 분투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업과 제품 판매를 위한 홍보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수담은 공예가 젊은이들에게 외면받지 않도록 수공예 수출 기업으로 성장시켜서 많은 세계 속의 젊은이들과 함께 더 넓은 길을 열어가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감성이 살아있는 당당한 MADE IN KOREA 수담 제품으로 언택트 홍보전시관을 통해 세계인을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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