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노마드 ː 직업(job)을 따라 유랑하는 유목민(nomad)

작성자 : PM02 | 조회수 16173 | 등록일 2018-04-23

‘고연봉’ 대신 ‘적성에 맞는 직업’ 우선시하는 워라밸 세대

 

자유롭게 이직·퇴직 결정하며 인생 2막 준비하는 ‘잡 노마드족’으로 진화

 
성인 교육 시장 3조 원대 규모…‘퇴사학교’·‘패스트 캠퍼스’ 등 신시장 활발 


 

 #. 4년차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뒀다. 높은 연봉을 자랑하는 안정적인 직장이었다. A씨는 부모님의 만류와 회사의 휴직 권유에도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다. 사실은 ‘과감한 선택’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A씨는 퇴사 전 직장을 다니면서 매주 퇴근 후 글쓰기 수업을 듣고 디자인 자격증 공부를 했다. 평소 꿈꿔왔던 독립출판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A씨는 “다니던 회사의 일이 힘든 것도 분명 있었지만, 떠밀리듯이 퇴직을 하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면서 내린 결정이었다”라고 말했다.

 

최근 A씨처럼 ‘퇴준생’을 자처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퇴준생은 ‘퇴사를 준비하는 직장인’을 말한다. 취업 준비생을 뜻하는 ‘취준생’에서 파생됐다. 특히 충동적으로 퇴사를 결정하기보다는 회사에 다니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가려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직장인들이 해 왔던 퇴직 혹은 이직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띤다. 예컨대 과거에는 더 좋은 연봉과 복지를 주는 회사로 가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거나 혹은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피성 퇴사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이른바 워라밸 풍조가 늘면서, 자신의 관심사와 적성에 맞는 일을 우선시하는 직장인들의 직업관이 도드라지고 있다. 평생 한 직장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이직과 퇴직을 꿈꾸는 ‘잡 노마드(Job Nomad)족’은 젊은 워라밸 직장인들의 또 다른 일면으로 자리 잡는 추세다.

 

실제로 워라밸 세대 직장인들의 퇴사 결정은 나날이 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 신입사원 채용실태’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27.7%에 달했다. 2012년보다 4.1%p 증가한 수치다.

 

또 올해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첫 직장에서 계속 근무하는 직장인은 15.5%에 불과한 반면, 입사 2년 안에 퇴사하는 경우는 71.6%에 달했다. 직장인의 절반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꿈꿔온 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한 신시장도 출몰하고 있다. 퇴준생들의 니즈를 정확히 겨냥한 ‘퇴사학교’가 대표적이다. 2016년 설립된 퇴사학교는 ‘퇴사학개론’과 같은 진로탐색부터 ‘자영업 입문스쿨’ 등 실질적인 코치를 제공한다. 1개월 단위 학기제 20개, 단과 수업 26개가 열리며, 매주 200~300명이 수업을 듣는다. 수강생은 1년 만에 5000여 명으로 늘어났다.

 

마찬가지로 인생 2막을 다루는 교육업체 ‘인생학교 서울’은 지난해 3월까지 총 1년 6개월 동안 6500명이 수업을 들었다. 2008년 유명 소설가 알랭 드 보통이 설립한 인생학교는 서울, 멜버른, 상파울루, 이스탄불 등에 분교를 갖고 있다. 주로 ‘차분함을 유지하는 법’,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법’ 등의 수업으로 바쁜 현대인들에게 자아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성인 대상의 실무교육 전문 회사인 ‘패스트 캠퍼스’도 2013년 시작해 3년 6개월 만에 누적 수강생 2만 명을 넘겼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다양한 직업능력 혹은 최신기술 역량을 키워주는 것을 목표로 하는 패스트 캠퍼스는 작년 한 해에만 연 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다. 

 
관련 업계는 취미 활동을 제외한 성인 교육 시장 규모가 올해 약 2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문화·예술 분야까지 더하면 3조 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성인을 대상으로 직업기술 강의를 하는 학원이나 인문학 학원 등은 2010년과 비교해 각각 33%, 12% 늘었다.




출처 : 뉴스투데이(http://www.news2day.co.kr/10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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